제33회 대산농촌상 시상식을 함께 빛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먼저 대산농촌상 서른세 번째 주인공이신 수상자 세 분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훌륭한 후보자를 발굴하여 추천해주신 추천인 여러분과 공정한 심사를 위해 애쓰신 열다섯 분의 심사위원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수상이 있기까지 고난의 여정을 함께 걸어오신 배우자님과 가족분들께도 무한한 경의와 축하를 보냅니다.
2024년, 우리는 유례없는 불볕더위와 극심한 기후변화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기후위기는 농민들에게 가장 먼저, 가혹하게 다가왔습니다.
여름내 전국에서 가장 서늘하다는 고랭지조차 한낮 기온이 33℃를 넘나드는 고온과 예기치 않은 집중호우로 농사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소식을 많이 접했습니다. 또한, 도시도 예외가 아니어서 기후변화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고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후위험지수(CRI, Climate Risk Index)’를 개발해 발표할 만큼, 이제 기후 위기는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이라는 심각성을 모두가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다각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제33회 대산농촌상 수상자들의 업적이 더욱 특별하고 귀하게 느껴집니다. 올해 대산농촌상 수상자 업적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복원을 위한 헌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복원이라는 말은 원래로 돌아간다는 사전적 의미와 함께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멸종위기 토종벌을 살리고 지키는 일에 헌신한 김대립 수상자님, 농업의 방식을 바꾸어 강이 살고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는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소신으로 친환경농업을 확산한 박윤재 수상자님, 금지병인 감자걀쭉병을 박멸하는 데 헌신하여 우리나라가 다시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도록 한 이영규 수상자님,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오늘은 제33회 시상식이 있는 날이고, 또 올해는 재단이 “농촌은 우리 삶의 뿌리요, 농업은 생명을 지켜주는 산업”이라는 대산 신용호 선생의 숭고한 철학을 이은 지 33년이 된 해이기도 합니다.
33이라는 숫자가 겹치는 것을 보니, 동양의 세계관인 ‘33천(天)28수(宿)’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33천28수는 하늘은 33겹, 별자리는 28개라는 뜻으로, 여기에는 우주 만물의 질서와 순환을 담은 깊은 철학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새벽 4시에 33번 종을 울리는 ‘파루’가 행해졌는데, 이는 새로운 하루의 시작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이 열림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33이라는 숫자에는 변화와 성장, 새로운 시작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33년간 대산농촌재단과 뜻을 함께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드높이는 노력과 활동을 하는 모든 농업인 여러분께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이러한 농업인의 열정과 희망을 키우고 지키며, 농(農)의 가치를 확산하는 일에 33년을 한결같이 적극적인 후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교보생명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님과 교보생명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교훈처럼, 과거의 지혜를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 때,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산농촌재단은 본질에 충실히 하는 한편,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변화와 혁신에도 발맞추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대산농촌재단이 펼쳐나갈 변화와 성장,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고, 함께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0월 23일
대산농촌재단 이사장 김 기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