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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창고추장익는마을]난생 처음 남편의 발을 씻어 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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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윤지영 |
날짜 : 10.11.14 |
조회 : 2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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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대산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2010 가족사랑농촌체험에서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을 신청했으나 10가족 추첨에서 떨어졌고 대기자 명단에도 없었습니다. 너무나 아쉬워하던 차에 어느 날, 대산문화재단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대기자분들도 다 취소를 해서 그런데 혹시 갈 수 있냐고... 앗싸~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접수를 했고 10월 9일~ 10일동안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저희 가족은 시간 나는 대로 여행을 다니는 편입니다. 자연을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주로 휴양림으로 다닙니다.
맑은 공기의 자연 속에서 가족끼리의 추억을 만드는 걸 좋아하지요. 애들 재우고 밤에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 하며 산책을 하는 것도 꽤 운치있고요. 이번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 체험에선 정말 뜻깊은 추억이 생겼습니다.
바로 결혼하고 나서 한번도 씻겨준 적 없는 남편 발을 씻어준 것입니다.
순창에 늦게 도착해서 맛있는 점심도 허겁지겁 먹고 밤줍기도 참가하지 못하고(대신 밤을 10kg이나 챙겨주셔서
어찌나 좋았던지요) 강천산 나들이부터 합류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폭포가 장관을 연출하는 강천산..
강물이 얼마나 맑던지 절로 양말과 신발을 벗게 하더군요. 강천산의 자연경관을 여유롭게 구경하고는 다시 순창 고주창 익는 마을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이후 마련된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가족에게 편지 쓸 사람은 쓰라고 하시기에 저도 미리 써서 냈더니 저녁 식사 후 앞에 나가서 읽는 영광을 누렸다지요. 남편 외에도 아이들에게도 편지를 썼는데 엄마가 편지를 읽는 동안 아이들이 꽤 진지하게 들었다고 해요. 고마워하는 마음을 담은 내용을 들으며 남편도 살짝 감동받은듯 했구요. (편지 쓴 사람들에게 순창 고추장 한통을 선물로 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편지 쓰길 잘한거 같아요.ㅋㅋ)
그리고 이어진 세족식... 남편은 신혼때 제 발을 씻어주기도 하고 요즘도 종종 발마사지를 해주지만 제게는 절대 남편의 발을 만지지 못하게 했습니다. 무좀이 있으니 발 만지다 보면 혹시나 손에 무좀 옮을 수 있다고요.
뭐.. 뻑뻑 우기면 해줄 수도 있었겠지만 그냥 남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저는 여지껏 안씻어 주었네요.
이번에도 남편은 발 씻어주지 말라고 하더군요. 헌데 이번엔 제가 고집을 부렸습니다.
"당신 그동안 우리 가족을 위해 이 발로 힘들게 뛰어다녔으니 이번엔 내가 닦아주고 싶다고..".
근데 그게요, 단순히 발을 닦는 의식이 아니더군요. 남편의 발을 처음으로 만지고 닦아주면서 제 마음에 안스러움이 퍼졌습니다. 8년을 살면서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은 무좀 가득한 남편 발이 왤케 제 가슴을 울리던지... 항상 발가락 양말만 신는 남편을 보면서 낄낄대며 웃을줄만 알았지 정작 남편의 아픔은 잘 헤아려주지 못했던거 같아요. 어찌나 미안하던지...
소중한 내 남편의 몸을 좀 더 살피고 좀 더 아껴줘야 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풍등을 날리기 위해 소원을 쓰는데 우연히 큰 애와 남편, 저 모두 내용이 같더군요. 가족이 모두 건강하기를 바라는 내용... ^^ 내년에도 앞으로도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며 하늘 높이 풍등을 날렸습니다.
저희 숙소는 황토방이었는데 황토로 지은 방에서 자고 일어나니 몸이 아주 개운하더군요.워낙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이기에 다음날 체험에는 고추장 만들기와 고추장 떡볶기 만들기가 있었습니다.
설탕을 넣지 않고 만들었는데도 달달함이 느껴지는 신기한 고추장! 그 순창 고추장으로 만든 떡볶기 또한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었다지요.
떡매치기 해서 인절미도 만들어 먹고 나무 목거리도 만드는 등 체험 활동이 계속 이어졌습니다.참, 첫째날에 아이들은 에어바운스에서 놀기도 했어요. 또한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에선 강아지, 토끼, 기니피그들을 키우고 있어서 아이들이 트틈히 애완동물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사방이 산이라서 그림같은 풍경이 한눈에 좍~ 펼쳐지는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
가는 길이 좀 멀긴했지만 자연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체험들이 가득한 곳이어서 절대 잊지못할듯 합니다. 순창 다녀온 후 남편과의 금술이 더욱 돈독해진건 당연한 일이겠죠? ^^
아이들 신나게 놀도록 배려해주시던 이장님, 가족들이 편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여러모로 도와주신 사무장님~
후기를 통해 감사 인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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